남편이 외도를 한다. 하지만 이혼을 할 생각은 없다. 남편이 상간녀를 만나는 게 싫지만, 한달에 생활비로 주는 캐시를 포기할 수는 없다. 상간녀에게 연민을 가지고 지켜줘야겠다는 남편의 속마음도 들었다. 살림도 차렸단다. 그런데도 이혼은 생각하지 않는다. 남편이 상간녀를 만나는 걸 어떻게든 막고 싶지만 현실적인 방법을 모른다. 조언을 구하지만, 그 조언의 옵션에 이혼은 없단다. 뭐 기가막힌 탐정이 되는 꿀팁이라도 얻고 싶은건가, 위로를 얻고 싶은건가???
한 달에 1800만원을 버는 남편, 아마 그정도 규모의 수익을 부인이 파악할 수 있는 공식적인 채널을 통해 벌어들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번외 수익이 그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다. 글쓴이는 경제력을 전적으로 넘편에게 의존하고 있고, 칼자루는 남편이 갖고있다. 자립할 능력이 없는 글쓴이가 선택할 선택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더러운 꼴 보며 경제적인 이유로 참고 사느냐, 귀책사유를 물어 당당하게 헤어짐을 요구하고 새 길을 찾느냐.
둘 간에 어떤 권력관계나 내부적인 사정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외도를 한 건 분명 남편 잘못이다. 정당화할 수 없는 과오를 범했지만, 오히려 상간녀를 건드리면 이혼한다는 식으로 당당하다. 경제력이 없는 아내는 속이 말이 아니겠지만, 참고 산다. 몇 집 살림 정도 할 수 있는 재력을 가진 남편이 의지를 갖고 속이려 드는 걸 어떻게든 저지하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버리고 헤어지지는 못하는 건 자녀 때문이거나, 그간의 경제적 혜택 때문일 것이다. 본인과 삶의 궤를 함께 하겠다고 서약한 동반자가 배신할 걸 예상하여 새로운 주머니를 차지 않았을 것이다. 무던히 살아오다, 스스로 일어설 힘을 잃은 후에 벌어진 동반자의 배신에 망연자실하고, 속수무책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인간적으로는 정말 안쓰럽다. 무력함이 느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경제력이 없어 선뜻 이별을 선택하지 못하는아내의 망설임이 조롱을 받는다. 안쓰럽다. 배신한 상대를 용서하지도, 내치지도 못하는 현실이 무력하다. 스스로 능력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된 생각이다. 썰을 소개하고 말려던 게 글이 길어졌다. 뭐 이런 일이 있었단다. 그래, 남의 일이지 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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